음악 146

Red Velvet(레드 벨벳) - Russian Roulette(러시안 룰렛)

노래를 들고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은 '안정감'이었다. 도입부부터 시작해서 곡의 모든 구성이 매끄럽고 안정감 있게 흘러가고, 그 속을 감각적인 사운드가 풍성하게 채운다. 단단한 사운드와 정박에 떨어지는 비트가 곡에 무게감을 주면서도, 재치있는 멜로디가 곡을 지루하지 않게 만든다. 중독성 있는 “Heart B-B-Beat” 훅은 덤. MV는 '톰과 제리'를 생각나게 하는 흑백 애니메이션을 통해 테마를 강조하는 연출이 인상적이다. 또한 기괴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위험한 행동들과 나사를 우유에 부어먹는 등 '낯설게 하기'를 통한 예술적인 시도의 흔적들이 엿보인다.

음악/K-POP 2016.10.03

오토마치 우나(音街ウナ) - Melt

ryo가 프로듀싱한 곡을 보컬로이드 音街ウナ(오토마치 우나)가 부른 버전. 원곡은 2007년 12월에 출시되었고 하츠네 미쿠가 불렀다. 보컬로이드를 좋아한다면 이 곡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꾸준히 사랑을 받아온 곡이지만, 새삼스레 이 곡이 다시 주목 받게 된 이유는 바로 하츠네 미쿠와 2세대 차이나는 후배, '오토마치 우나' 때문이다. 2003년에 첫 보컬로이드 엔진이 출시 된 후 약 10년 동안 점점 목소리가 깔끔해지고 자연스러워지긴 했지만 보컬로이드의 톤 안에서 발전할 뿐, 사람의 목소리와 비슷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2016년의 보컬로이드 '오토마치 우나'는 'Melt'를 통해 인간처럼 자연스러운 목소리를 뽐냈고, 이는 생각이 바뀔 만큼 충격적이었다. 톤과 발음이 사람과 비슷할 정도로..

음악/VOCALOID 2016.09.16

폴카닷 스팅레이(ポルカドットスティングレイ) - 텔레캐스터 스트라이프(テレキャスター・ストライプ)

중독성 있는 기타리프와 그루브한 리듬이 매력적인 곡. 난해하지 않은 사운드를 추구하면서도 연주 자체는 탄탄하며 화려하다. 중간중간마다 이 밴드만이 보여주는 유니크한 멜로디가 있어 마음에 든다. 전체적인 곡의 구성은 강약이 확실하게 잡혀 있고, 강조할 부분은 박자를 변형해 깔끔하면서도 강렬하게 귓가에 남게 한다. 당기는 리듬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제대로 보여주는 곡이다. 뮤비는 곡의 분위기와 어울리는 시니컬한 표정과 세탁기에 들어가는 등 괴짜스러운 연출이 역시 일본 밴드답다는 느낌을 준다. ポルカドットスティングレイ(Polkadot Stingray)는 어떻게 해야 곡이 매력적으로 보일지 아는 기본기가 확실한 밴드인 것 같다. 2015년에 데뷔한 신인밴드라는데, 앞으로 어떤 음악을 만들어낼지 기대된다.

음악/J-POP 2016.09.15

키노코 테이코쿠(きのこ帝国) - 크로노스타시스(クロノスタシス)

きのこ帝国(Kinoko Teikoku)의 2번째 정규앨범 フェイクワールドワンダーランド(fake world wonderland)의 수록곡. 일상의 평범한 순간을 비일상적이고 환상적인 분위기로 묘사했다. 가로등이 옅게 비추는 밤의 골목이 생각난다. 몽환적이고 촉촉한 사운드와 보컬의 질감있는 건조한 목소리가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어느 한 부분도 얼버무리거나 막연하게 표현함이 없는 섬세함이 느껴진다.

음악/J-POP 2016.09.14

리본누(りぼんぬ) - ERROR

보컬로이드 프로듀서 niki가 작곡한 곡을 우타이테 りぼんぬ(Ribonnu)가 부른 버전. 꽉 찬 기타 사운드와 울부짖듯이 지르는 보컬의 목소리가 매력적인 곡이다. 일본 보컬 중에는 날 것의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는 보컬이 많은데, りぼんぬ도 그 중 하나인 듯 하다. 애달프고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감정이 목소리에 그대로 전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노래의 강약과 기승전결을 잘 살려 풍부한 느낌이 들고, 하이라이트에서 엇박으로 멜로디가 진행되는 부분은 신선한 느낌이었다.

음악/UTAITE 2016.08.29

코미나미 야스하(小南泰葉) - Trash

쓸쓸하고 서정적인 분위기와 대비되는 울부짖는 듯한 강렬한 기타사운드, 그리고 허스키한 목소리가 인상적인 밴드곡. 전체적인 분위기는 그루비한데, 후렴구에도 그루비한 드럼에 비해 정박에 내뱉는 목소리가 의외로 어울린다. 또 특이한 것은 끝음을 쉰 목소리로 강하게 내는 코미나미 야스하의 유니크한 창법. 곡을 건조하게 만들어 폐허를 연상시키는 회색조의 뮤비와 매우 잘 어울린다.

음악/J-POP 2016.07.24